연 연구관은 "꽃게가 영리하기 때문"이라고 첫마디를 시작했다. 그의 설명은 이렇다. 꽃게는 다른 어종과 달리 겨울잠을 자는데 그 겨울잠을 자기 전 가을에
수정이 이뤄진다. 먼 바다 깊은 곳에서 겨울잠을 자고 난 뒤 봄이 되면 암게들은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찾아온다.
다른 어종은 산란을 위해 암컷과 수컷이 함께 다니며 암컷이 알을 낳아놓으면 수컷이 정자를 흩뿌리는 방식인데 꽃게는 다르다. 이미 수정을 한 상태라 굳이 수컷이 필요 없어 암게들만 몰려온다. 둘 다 들어오면 산란공간도 부족하니 귀찮은 남편들을 떨어뜨려 놓는 것.
그래서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게들만 잡힌다. 산란기 이후 가을이 오면 수정을 위해 수게들이 모여든다. 꽃게들은 또 겨울잠을 자기 전 껍질을 벗는 탈피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수게는 여름에 먼저 껍질을 벗어 이미 다시 껍질이 두꺼워진 상태고, 암게는 이제 탈피를 했기에 껍질이 흐물흐물하다. 탈피를 하는 동안 암게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. 수정하려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수게들이 그물에 걸려들어 가을엔 수게들만 잡히는 것이다.